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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소감문 [메아리 캠프 이야기 둘] 겨울 잔디 위에 뿌린 거름
2015-04-18 07:14:47
놀이꾼 아빠 조회수 3493
59.9.113.55

어린이 캠프에는 모둠이 협력하여 도전 과제를 극복하고 함께 해결하는 모험협동 놀이 활동이 있어요.

겨울 어린이 캠프 때 김동훈 지도자와 함께 모험협동 놀이 중 하나인 ‘독거미 줄’ 설치를 마치고 식당으로 가는 길이었답니다.

멀리 모닥불 터에서 공사장 인부처럼 삽으로 무언가 열심히 작업(?)을 하는 수인(가명)이가 보였어요.

안전 차원에서 무슨 일인가 싶어 가까이 가 보았습니다.

 

모닥불 터는 흙이 깔려 있고, 주변은 잔디밭으로 되어 있어요.

수인이는 정리를 위해 박스에 담아둔 재를 삽으로 퍼서 잔디밭에 흩뿌리는 게 아니겠어요?

게다가 또 다른 박스 위에 석쇠를 올려두고 마치 모래채에 고운 흙을 고르듯 재를 고르기도 하는 모습이 참 흥미로웠답니다.

 

잔디밭은 이미 재로 덮여 있었어요. 뒤에서 일하는 지도자들에게는 그야말로 재앙이었지요.

하지만, 수인이가 몰입하고 특별히 만들어 내고 있는 놀이 세계를 망치고 싶지 않았어요. 오히려 궁금해졌어요.

 

“수인아, 잔디에는 왜 재를 뿌리고 있었어?”

 

“잔디에 거름을 주는 거예요. 잘 자라라고요.”

 

“와~ 그렇구나.”

 

 

수인이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수인이의 즐거운 놀이를 말리고 싶지 않았어요.

아니, 말려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만, 위험할 수 있으니 삽을 조심히 다루라고 일러두고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메아리 캠프에 있다보면 어린이다운 마음과 생각이 만들어 내는 세계에 초대받곤 하지요.

어린이 세계로 초대받기 위해서는 어린이 세계를 존중하고, 기다리는 것만으로 충분할 때가 있어요.

 

자신만의 놀이 세계를 창조하는 곳, 펼칠 수 있는 곳.

그곳이 메아리 캠프라는 사실이 참 자랑스러워요.